전자회로는 전기·전자·통신을 비롯한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다루는 중요한 전공과목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학생들이 학습하기 어려워하는 교과목이다. 필자는 지난 30년 동안 대학 3학년 학생들에게 빔 프로젝터 수업이 아닌 칠판에 직접 분필로 판서하는 전통적인 수업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해왔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 있는 학생들에게는 판서 수업 방식은 진행 속도가 느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자회로는 많은 학생들이 배우기 어려워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교수자의 입장에서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차근차근 그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이해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펼쳐지면서 대학강의가 대면이 아닌 비대면으로 강의로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점점 저하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학업성취도가 떨어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필자의 판단으로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학습한 내용을 다시 교재를 읽어가면서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재확인 과정이 부족했던 것이 주된 요인인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어려운 교과목일수록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다시 교재를 읽어가면서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교재가 알기 쉽게 서술되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에서 필자는 전자회로의 복잡한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서술함으로써 전자회로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