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 대해 다루는 전문분야는 매우 많다. 특히 최근에는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디자인이나 미학 등에 대해 소개하는 전문서적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교양서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서 출판된 책들이 넘쳐나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훌륭한 연구자들이 저술한 디자인에 대한 서적들이 이미 충분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해박한 지식으로 『공간디자인의 미학』이라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그 내용들을 실제로 공간디자인에 적용하기에는 다소간의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각 장별로 기초적인 이론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실제 우리생활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례를 반복적으로, 또 비교검토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사례사진을 소개했다. 정보가 넘쳐나고 있는 이 시대에 사례 소개는 큰 의미 없는 작업이라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처음 공간을 디자인하고 미학에 대해 배우는 관련분야의 학생들에게 이론과 실제를 연결지어주는 작업 그리고 관련사례에서 어떤 부분을 주의 깊게 보아야 하는 것인가, 또 디자인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은 이 책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라 확신한다.

기초 이론들이 실제 공간디자인 작업과정에서는 어디에,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적용되어 있으며 또 어떤 것들을 취사선택하여 활용해야 하는 것인가가 학생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미학에 대한 탁월한 식견이 있거나 공간디자인에 관한 풍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잘 인식되는 것이며 또 당연히 보여야 하는 부분이긴 하겠으나, 생각해보면 그들 역시 과거 초보자였던 시기에는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조금은 번거로운 작업일 수도 있겠으나, 보다 쉽게, 보 다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이 담겨진 지침서가 디자이너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사례들은 필자가 해외 견학을 통해 수집한 자료가 대부분이며, 아쉽게도 국내의 사례소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각각의 이론에 부합하는 국내 적용사례들은 이 책으로 공부하는 학생들 스스로가 일상 속에서 찾아보고 본인들만의 자료를 추가하여 필자의 부족함을 채워준다면 더 없이 고마울 것 같다.

아울러 독자들에게 읽기 쉬운 책, 디자인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는 책, 갖고 싶은 책,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에 우리 주변에서 디자인의 적용원리나 구성요소 그리고 디자인 수법들이 하나둘씩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는 그런 책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