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을 배우는 아이들의 좌충우돌 성장기!

사춘기의 방황과 혼란을 경쾌하게 다룬 임정연의 장편소설『질러!』. 2007년 제1회 서울문화재단 문학 창작 기금 당선작인 이 소설은 학교를 그만두고 학교 밖에서 세상을 배워가는 선우와, 아빠를 죽여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미나가 사랑을 키우며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자퇴, 강간, 친부 살인 청부 등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아기자기한 사건들로 재미있게 풀어내었다.

더 넓은 세상을 배우기 위해 학교를 그만둔 열여덟 살 김선우. 전형적인 모범생인 쌍둥이 형과 늘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엄마, 철없는 아버지를 피해 검정고시 공부를 핑계로 돈키호테독서실에 간다. 그곳에서 선우는 자신과 같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특히 강간을 당한 후 소문 때문에 학교를 그만둔 미나는 아빠를 죽여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무뚝뚝하게 자기 일만 하던 미나가 선우에게 말을 거는데….

이 소설은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어른들은 그야말로 부모 자격이 없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교육, 제도, 윤리 등과 같은 문제들을 십대의 시각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또한 억압적인 현실과 일상의 틀에서 탈출하여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배우는 아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